텅-빈 하이웨이를 달리면서,...
나는 외로울 때 혼자 차를 몰고 넓고 한적한 하이웨이로 달려간다.
달려 가다가 지치면 휴게소에 내려 아득히 펼쳐진 먼길을 본다.
누군가 오라는 사람도 없는 길을 질주하다 보면 먼길은
아름다움과 슬픔으로 나에게로 다가온다.
나는 넓고 광막한 길 위에서 계속해서 달려가 본다.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려 줄 것 같은 생각에 조여드는 초조한
마음으로 빠른 속도의 페달을 밟는다.
달려가 닿기 어려운 시장기 같은 그리움, 그리고 목마름 같은 느낌으로
도시의 우중충한 우울에서 벗어나 야생마처럼 난폭하게 질주해 보기도 한다.
이때 나는 고독과 절망 소외와 고립감 같은 마음에 슬퍼진다.
아득히 앞을 향해 누워 있는 길 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뭍(大地)을 가른 텅빈 하얀 길만이 보인다.
차가 없는 텅 빈 길은 너무나 청빈 하다.
가끔은 마음을 비워야 하듯 나의 마음은 청빈한 길처럼
나의 영혼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늘 떠난다.
이것은 정말 텅 빈 마음으로 답답하고 참담한 나날을 견디기 위한
위안을 찾아서 떠난다.
사랑의 아픔으로 다가가는 그리움!
내가 존재하듯 사랑의 존재를 믿으려는 아쉬운 기대감은
황홀한 어떤 순간을 만나기 위하여 광막한 하이웨이 길 위에서
내가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조국이 그리우면 정지용의 고향, 따스한 봄이오면,
우리 가곡 박화목시의 채동선의 망향(望鄕)의 노래를
그리고 쓸쓸한 가을이 닥아오면, 이은상의, 그리워를,
미친듯이 질주(疾走)하며 끝없이 달리면서 노래를 불러 본다.
아~ 광막한 길, 텅-빈 이국(異國)의 하이웨이에서,....
꽃 피는 봄 사월 돌아 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 모퉁 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덮고
먼 부엉이 울움 끊이지 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련가
나의 사랑은 그 어디멘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 주렴아 그대여
내 맘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것 일 래라.
아~ 아-
고독한 존재의 가벼움으로,....
텅-빈 하이웨이를
다시 돌아 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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