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님 글방

담쟁이

YS벨라 2011. 10. 18. 16:19


담쟁이 1 / 최승화
볕 좋은 날 
여수여객터미널 시계탑이 
정오를 향해 가지런히 젓가락을 놓는다 
한끼 허기를 달래려고
한 줄로 늘어서 배식을 기다리는
할마시, 할배들
아들 자랑은 늘어선 줄보다
더 길다
벽에 몸을 기대고
해 드는 쪽으로 
수저를 들고 있는 담쟁이들
늘어나는 줄
줄어드는 밥
담쟁이가 오물오물 
수저로 햇볕을 떠먹는다
볕이 따시다

 



'친구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0) 2012.05.26
삐리리삐이삐삐-  (0) 2012.01.09
내 눈에 들보를 깨닫자!!  (0) 2011.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