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떠나가는 배-양중해詩-변훈曲-Ten.안형일 ♣

YS벨라 2013. 1. 9. 09:02

 




♣ 떠나가는 배-양중해詩-변훈曲-Ten.안형일 ♣ 

저 푸른물결 외치는 거센바다로 
오! 떠나는 배
내 영원히 잊지 못할
임 실은 저 배는 야속하리
날 바닷가에 홀로 남겨두고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터저나오라 애슬픔 물결위로
오! 한된 바다
아담한 꿈이 푸른물에
애끊이 사라져 나홀로
외로운 등대와 더불어
수심뜬 바다를 지키련다.
저 수평선을 향하여 떠나가는 배
오! 설운 이별
임보내는 바닷가를
넋없이 거닐면 미친듯이
울부짖는 고동소리
임이여 가고야 마느냐.
 
♬ 테너 안형일 ♪
 
♬ 테너 엄정행 ♪
 
♬ 테너 김진원 ♪

 
***육이오 동란이 끝나던 무렵,
木月시인에게 연정을 품었던 여대생이 있었습니다.
시인은 이미 처자식이 있는데다 나이차도 많기에 
처음엔 그녀를 내쳤지만
나중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시인은 처자식을 서울에 두고
그녀와 함께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애정 행각을 벌인 것입니다.

제주시 관덕정 동화여관.
거기서 그들의 사랑은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여인은 시인을 위해 밥을 짓고 빨래를 했습니다.
과자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배우만큼 예뻤고 몸도 날씬한 그녀는 
몸이 약했던 모양입니다. 
목월은 그녀를 업고 병원에도 다니고
바닷가도 다니며,
그들은 그렇게 사랑을 했습니다.
그들은 인근 문인들을 불러 시낭송회도 하였습니다. 
당시 제주 제일중학교 교사로 있던 양중해 시인도
목월과 함께 시를 읊고 술잔을 나누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랑이 열매를 맺을 수는 없나 봅니다.

어느 날 서울에서 목월의 부인이 
남편과 그 연인의 한복을 지어가지고 왔다 갔고,
그 얼마후 또 다른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교회 목사인 그녀의 아버지였습니다.
삼일을 버틴 끝에 그녀는 아버지의 손에 끌려 부둣가로 나갔습니다.
망부(亡婦)가 탄 꽃상여 뒤를 따르는 사내처럼
목월이 뒤를 따르고 양중해 시인도 그 뒤를 따라 갑니다.
님을 두고 가는 여인의 발걸음은 한 짐이나 되었습니다.
선창가에서 얼굴을 어깨에 묻고 들썩였지만,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지는 않았습니다.
님에게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가 봅니다.
이윽고 님 실은 배는 푸른 파도를 가르며 북으로 떠나고
부둣가에는 시인 홀로 남아 님 떠난 북녁 바다를 
바라봅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양중해 시인은 그날 밤 
이렇게 시를 썼습니다.
저푸른 물결 외치는 거센 바다로 오 떠나는 배
내 영원히 잊지 못할 님 실은 저 배는 야속하리
날 바닷가에 홀로 남겨두고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그리고 다음 날,
같은 학교에서 음악선생을 하던 변훈에게 
곡을 붙여달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생긴 노래가
"떠나가는 배"라는 가곡입니다.